[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엔고·엔저는 옛말…역대 '최소 변동폭' 기록 이어가는 엔화 값

입력 2019-12-25 15:44   수정 2019-12-25 15:47


올해 달러화 및 유로화 대비 엔화 값 변동 폭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소 환율 변동 폭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인플레이션이 거의 발생하고 있지 않고 저금리가 지속된 점이 정적인 엔화환율 고착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알고리즘 거래 등 대규모 전자거래가 늘어난 점도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붙잡아 두는 요인이라는 설명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달러화 대비 엔화 값 변동 폭이 8.30엔에 불과했습니다. 올 들어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 고점은 4월에 기록한 달러당 112.40엔 이었고, 저점은 1월에 기록한 달러당 104.10엔이었습니다. 2011년 기록된 9.97엔 보다 적게 움직인 후 한해를 마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일본이 1973년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래 엔화 값 변동이 가장 적은 한 해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난해에도 달러화 대비 환율 변동 폭이 9.99엔에 불과했는데 2년 연속으로 매우 좁은 환율 변동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유로화 대비로도 엔화 값은 거의 변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유로화 대비 엔화 값 변동 폭은 11.63엔으로 변동 폭이 13엔에 못 미쳐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움직이지 않는 엔화 환율현상이 2년 연속으로 발생한 데 대한 시장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환율 변동 폭이 좁아진 가장 큰 이유로는 글로벌 저금리 상황과 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는 점이 우선 지목됩니다. 모든 나라의 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각 나라와 지역 간 물가·금리의 차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환율의 움직임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전자거래의 확산도 환율의 변동성을 줄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매매를 반복하는 알고리즘 거래의 경우, 대규모 거래를 단시간 내에 반복하면서 사실상 균형 환율 근처로 환율을 고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려왔고, 해외 자본도 리스크 회피 목적으로 엔화를 매수하는 행태가 예전만 못한 점도 엔화 변동성이 사라지는데 한 몫 했습니다.

엔화 값이 역대 급으로 적은 변동 폭을 보이는 것을 두고 뉴 노멀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엔고(엔화 강세)냐 엔저(엔화 약세)냐에 따라 일본 경제 상황을 가늠하고 내다봤던 과거의 틀도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는 모습입니다. 변동성이 거의 사라진 엔화 값의 동향이 향후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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